안 상, 들어오세요
현재의 청년 세대는 늘 경제가 어렵다, 취업이 힘들다는 말을 들으며 살아왔습니다. IMF 구제금융에 대해 배우며 글로벌 금융 위기 여파 아래 자랐으니 무한 경쟁과 위기의식의 내면화는 자연스러운 일이었죠. 일본에서 대학 시절을 보낸 『안 상, 들어오세요』의 가람 작가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체중이 10kg이나 빠지는 와중에도 자소서 쓰기와 면접 준비를 멈추지 않았고, 경주마처럼 달리며 스펙 쌓기에 연연했으니까요. 다행히 그에게는 '자기만의 방'이 있었습니다. 오롯이 자신의 취향으로 채운 그 방에서는 매일같이 영화가 상영되었죠. 때로는 지친 일상을 잊게 하는 애니메이션이, 또 가끔은 현실을 직시하게 하는 드라마가 작은 노트북 모니터 스크린에 걸렸습니다. 이 작지만 온전한 방을 지키기 위해 작가는 주변인 모두가 만류하는 결정을 내립니다. 그리고 그 과정을 지나며 아프게 배운 것들을 『안 상, 들어오세요』에 고스란히 담아냈지요. "안 상, 들어오세요."는 긴장한 채 대기 중인 그를 면접실로 불러들이던 말입니다. 작가는 실제 면접에서 받은 질문들로 이 책을 구성하고, 각각의 질문에 길고 성실한 대답을 달았습니다. 그러고는 결코 쉽지 않았던 이 면접을 여러분과 공유하기로 결심했지요. 5년에 걸친 자신의 방황이, 시행착오가 '자기만의 방'을 꿈꾸는 누군가에겐 약간의 용기가 되어주리라 믿으면서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