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의 철학
'철학'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이미지는 무엇인가요? 소크라테스나 플라톤 같은 고대 그리스 철학자나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처럼 유명한 철학자가 했다는 유명한 말, 혹은 불가항력에 이끌리듯 자꾸 고개가 아래로 떨어지던 학창 시절 '윤리와 사상' 시간을 떠올리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이러거나 저러거나 보통 사람에게는 어렵고, 지루하고, 뻔하다는 이미지가 지배적이죠. 그런데 만일 음식을 먹거나 SNS를 하면서, 연애와 여행, 술과 함께 철학을 이야기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한 『무엇의 철학』 강석찬 작가는 제과점에서 케이크를 살 때도, 매일 아침 마스크를 쓰면서도 꼬리에 꼬리를 무는 철학적 사고를 이어갑니다. 발음조차 쉽지 않은 철학자 이름을 늘어놓는 대신 특유의 집요함과 '드립력'으로 일상 철학의 즐거움―때로는 괴로움―을 전파하지요. 『무엇의 철학』은 철학사를 톺아보거나 동서양 철학자들의 사상을 공부할 수 있는 책은 아닙니다. 철학이 대체 무언지 명쾌하게 정의해 주는 책도 아니고요. 그저 우리의 일상과 우리를 둘러싼 환경을 자세히 관찰하고 조금 더 오래 곱씹는 사람의 뇌 속을 탐험하는 책이라고 하면 적당할 것 같습니다. 철학 공부는 하기 싫지만 철학적으로 사고하는 방법은 궁금한 분, 현상의 원인이 무언지 파고들기 좋아하는 분들께는 흥미로운 동반자가 될 수 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