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6년 어느 날

자식들에게 어머니는 날 때부터 어머니, 아버지는 날 때부터 아버지 같겠지만 그런 일은 당연히 불가능합니다. 부모님도 누군가의 자식으로 태어나, 별것 아닌 일에 우스웠다가 금세 화가 나기도 하는 사춘기와 청년 시절을 거쳐 어른이 되었지요. 그렇게 온전한 한 사람으로 성장하는 동안 마주친 인연들은 뇌리에 유난히 깊이 각인되고, 사오십 년이 흐른 후에도 또렷한 이미지로 떠오르곤 합니다. 『1976년 어느 날』은 청년의 몸으로 70년대를 보낸 우드 작가가 그 당시 청년들의 청춘과 만남, 그리고 이별을 담은 기록입니다. 어떤 것은 작가 본인의 기억이고, 또 어떤 것은 같은 시대를 살아낸 동료들의 추억이겠지요. 1976년은 잡스와 워즈니악이 애플을 설립한 해입니다. 캐나다에서 몬트리올 올림픽이 개최된 해이자 마오쩌둥이 사망한 해이기도 하고요. 한국에서는 제4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발표되었습니다. 사회·경제적으로 지금과는 전혀 다른 세상이었죠. 하지만 이성과의 우연한 만남에 뛰는 가슴이나 오랜 친구와의 이별에 아픈 마음, 부모님을 떠올릴 때 시큰해지는 눈가는 그때라고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 때로는 아득하고 때로는 어제인 듯 선명한 그날 그 시간들을, 우드 작가의 『1976년 어느 날』과 함께 여행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