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 프리즘

겨울이 깊어갈수록 궂은 날이 잦다. 저 멀리 병풍처럼 서 있던 한라산은 흔적 없이 사라지고, 주위에 온통 차갑고 칙칙한 것들만 서성인다. 사람의 발자국도 평소보다 드물고, 바람에 흩날리는 이파리들은 행인이 귀찮은 듯 찡그린 표정이다. 덩달아 우중충해진 바다 위로 가마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