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표정 - 프리즘

고갯길로 접어드는 도로 위로 길게 땅거미가 지기 시작했다. 한여름 땡볕 아래 종일 걸었더니 발은 부르트고, 가방 세 개를 멘 어깨는 욱신욱신 쑤셨다.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다. 육지의 열기를 머금은 스산한 바람이 내 쪽으로 흘러내려 오고 있었다. 너무 외진 도로라 길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