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무라비 법전은 표면적으로는 만인에게 공평한 법의 실현으로 보이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유감스럽게도 그렇지 않다. 당시에는 결코 섞일 수 없는 사회 계급이 엄연히 존재했고, 따라서 모두가 공평한 대우를 받는 건 아니었다. 상위 계급 바빌로니아인이 같은 계급 시민의 눈을 상하게 했다면 마땅히 자기 눈도 내놓아야 했지만, 평민을 눈멀게 한 경우라면 60세겔만 내면 그만이었다. 의사가 부유한 환자를 죽이면 두 손을 잃었지만, 피해자가 노예라면 벌금형으로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