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

증오주간 —— 행진, 연설, 함성, 합창, 국기, 포스터, 영화, 밀랍제품, 북소리, 트럼펫소리, 행군의 발소리, 탱크 바퀴 구르는 소리, 편대 비행의 우렁찬 소리, 총소리 등등으로 진행된 증오주간 엿새째 되는 날, 흥분은 절정에 이르렀고 유라시아에 대한 전면적인 증오감이 광적인 상태로 끓어올라 이 행사의 마지막 날 공개 교수형에 처하기로 된 2천 명의 유라시아 전범들이 눈앞에만 있으면 군중들은 말할 것 없이 갈기갈기 찢어 죽일 기세였다. 그런데 바로 이 절정의 순간에 오세아니아는 유라시아와 전쟁을 하지 않는다고 발표되었다. 오세아니아는 이스트아시아와 전쟁 중이며 유라시아는 동맹국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