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실 저와 결혼한 남자는
그리 편하지 않을 거예요.
제가 TV를 보면서 항상 이렇게 소리 치니까 말이죠. “저 사람들 왜 저래? 누가 대체 저런 프로를 만드는 거야? 저게 얼마나 큰 피해를 주는지도 모르고. 결혼한 지 10년이 넘어도 꼭 저런 것처럼 말하잖아! 저러니까 사람들이 정말로 저런 줄 알고 자기 성생활에 짜증을 내지!”
남편은 이렇게 소리치는 나를 조심스럽게 쳐다보지만 내가 왜 그러는지 남편도 이해합니다.
저는 TV 화면에서 10년, 20년 된 부부가 욕망에 불타오르는 걸 보면 화가 치밀어요. 일요일 아침에 난데없이 욕망에 불타올라 서로 옷을 찢으며 뜨겁고 야성적인 섹스를 하죠. 아니, 도대체 무슨 계기로? 욕망을 다시 불러일으킬 만한 무슨 일이 있었나? 아뇨! 실제로 누가 저래요? 도대체 오래 같이 산 어떤 부부가 온종일 힘들게 일하다 퇴근해서 배우자를 보자마자 욕망에 불타올라 벽으로 밀치고 서로 잡아먹기라도 하듯이 키스하죠?
우리가 보는 TV 드라마와 영화는 현실이 아닙니다. 그런 데서 나오는 섹스는 정상이 아닙니다. (그건 법칙의 예외에 속하는 것도 아니에요) 그걸 곧이곧대로 믿으면 위험합니다. 애정을 담아 머리를 헝클어뜨리거나 뺨에 키스하는 게 오래된 커플의 좀 더 정상적인 인사법이죠. 대부분의 오래된 부부는 그 정도의 스킨십을 원합니다. 오래 지속된 관계의 남녀는 대부분 배우자를 무척 사랑하지만 그들과 섹스를 하는 것에는 큰 관심이 없어요. 솔직히 이유도 잘 모르고요.
이해할 수도 없고(‘서로 비밀도 없고 모든 것을 함께하는 사람인데 왜 섹스에 관한 생각만큼은 솔직하게 할 수 없는 걸까?’) 속상하기도 하죠. (‘남들은 다 화끈하게 섹스를 즐기는 것 같은데 왜 우리만 이럴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랑은 깊어지는데 섹스는 줄어드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그 이유를 알고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면 상황이 아주 달라질 수도 있어요. 먼저 오래된 부부의 섹스에 대한 기대치를 조정하는 것이 좋은 출발점이 됩니다.
잘 맞지 않는 부부라서가 아니다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말도 안 되는 모습을 아예 무시하진 마세요. ‘우리가 뜨겁지 않게 된 건 서로 잘 맞지 않아서 그런 게 아닐까?’라는 의심은 잘못된 것이니 버리세요. 어쩌면 정말 서로 안 맞을 수도 있긴 해요.
하지만 그와 함께한 지 오래되었고 열정적으로 섹스를 자주 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그런 생각이 드는 거라면 단언컨대 잘 맞지 않는 사람이라서 그런 게 아닙니다. 멀쩡한 부부인데도 더 이상 뜨겁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헤어지는 부부가 얼마나 많은가요? 그런 사람들은 처음에는 새로운 사람과 뜨겁게 즐기다가 식어버리고 또 똑같은 상황으로 돌아갑니다. 그리고 대부분 과거의 그 사람과 헤어진 걸 후회하죠.
남녀관계는 세 단계를 거칩니다. 바로 욕망과 심취, 로맨틱한 사랑, 애착입니다. 우리의 뇌와 몸이 이 모델을 따르는 데는 다 이유가 있어요. 세 번째 단계에서는 안정적이고 침착해져서 출산이 이루어질 수 있죠. (결국 이게 섹스의 목적이기도 하고요)
남녀는 이 애착 단계에서 뜨거운 섹스가 지속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처음 깨닫습니다. 처음 그런 일이 일어나면 대부분은 진정한 사랑이 아니라 그런 거라고 생각하면서 서둘러 상대방과 헤어지고 새로운 사람을 찾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똑같죠. ‘안 돼! 이번에는 안 그럴 줄 알았는데. 달랐단 말이야. 왜 이런 일이!’ 하지만 현실이죠. 계속 그런 상황이 되풀이됩니다. 뜨거움은 계속 식고 그럴 때마다 혼비백산하면서 이별이나 외도를 선택하거나 허무감으로 섹스를 멀리하게 되죠.
냉혹한 현실은 인간이 장기적으로 열정적인 섹스를 계속 즐기도록 프로그램되어 있지는 않다는 것입니다. 욕망과 사랑은 단짝 친구가 아니라 어쩔 수 없이 연결된 불편한 사이와도 같지요. 섹스와 사랑 호르몬은 우리의 뇌에서 행복하게 공존하는 게 아니라 서로 싸웁니다. 장기적인 관계에서 상대방에 대한 성욕을 잃는 것은 계속 섹스를 원하는 것보다 더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이게 이성애 커플만의 문제일까요? 아뇨, 동성애자,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등 성적 지향성과 관계없이 모두가 영향을 받습니다.
욕망을 잃는 이유
“내가 섹스를 하고 싶어 하지 않아서 남편이 서운해해요.” 62세의 여성이 말했습니다. “하지만 나는 남편을 그 어느 때보다 사랑해요. 남편이 거절당한 기분을 느끼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냥 내가 예전처럼 흥분되지 않아서 그런 건데.” 25세 이하의 사람에게 섹스를 원하지 않으면 상대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뜻인지 한 번 물어보세요. 분명 그렇다고 할 겁니다. 하지만 사실은 그 반대에요. 너무 사랑해서 섹스가 죽는 겁니다.
<결혼과 가족 저널>에 따르면 섹스를 계속 거부당하는 배우자의 74퍼센트가 사랑 때문에 가정을 지킵니다. 부부 대부분은 섹스가 죽었다고 헤어지지 않죠. 한 사람은 계속 섹스를 원하더라도 말이에요. 섹스를 아예 하지 않거나 아주 가끔 하더라도 서로를 소울메이트라고 생각하는 부부가 많습니다. 부부가 서로 똑같아지는 거죠. 근본적으로는 바로 이게 문제에요.

과도한 친근감과 ‘형제 효과’
뜨거운 섹스와 사이좋은 부부 중 하나를 선택하고 싶은 사람은 없겠지만 이 문제를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그렇습니다. 꼭 하나만 선택하라고 한다면 사랑보다 섹스를 택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겁니다.
안정감, 일상, 누군가가 나를 욕망하고 보호해준다는 느낌 등 우리가 사랑을 통해 원하는 것은 욕망의 연료와는 정반대입니다. 위험, 분리, 불확실성, 새로운, 불안감, 질투심 같은 것 말이죠. 전자와 후자 중에서 매일 같이 살아가기에 뭐가 더 나을까요?
《왜 다른 사람과의 섹스를 꿈꾸는가?》에서 에스더 페렐Esther Perel은 우리가 ‘짝짓기’를 ‘어울림’과 혼동하는 실수를 저지른다고 말합니다. 그녀는 ‘가정에서의’ 섹스가 더 기분 좋고 안전하게 느껴진다고 말합니다. 전혀 위험이 없죠. 배우자를 성적인 존재로 바라보려면 그들이 다른 사람에게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질투는 우리를 불편하게 만듭니다. 배우자가 나를 원한다는 것은 나도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서로 가장 친한 친구이고 서로에 대해 모든 것을 알고 모든 것을 함께하는 부부일수록 서로에게 성적인 매력을 계속 느끼기가 어렵습니다. 페렐은 이렇게 말합니다. “사랑과 욕망은 상호 배타적입니다. 둘 다 가질 수는 있습니다. 그 둘이 항상 동시 발생적일 수는 없을 뿐이죠.”
이것이 문제 해결의 핵심입니다. 섹스와 사랑을 분리하면 둘 다 살려둘 수 있을 겁니다. 또 다른 방법은 남자와 여자의 흥분이 다르다는 걸 인식하는 것입니다. 잘 들으세요. 중요한 거니까.
여자의 흥분은 남자와 다르다
로즈마리 베이슨Rosemary Basson 박사는 여자와 남자가 다른 방식으로 흥분한다는 이론을 처음 내놓았죠. 남자는 욕구가 아예 없거나 낮은 상태에서 절정으로 갈수록 점점 커집니다. 여성의 경우에는 성욕이 흥분 이후에 나타나죠. 네, 맞아요. 흥분 다음에요.
베이슨 박사는 섹스할 기분이 들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파트너와 섹스를 시작함으로써 스스로 섹스할 기분이 들도록 만드는 환자들을 보았죠. 일단 몸이 흥분하면 머리도 뒤따라왔습니다(여자가 기꺼이 흥분할 의지가 있을 때). 이것을 반응적 욕구라고 하는데, 우리가 대부분 생각하는 욕구의 원리인 자발적 욕구와는 크게 다르죠.
대부분의 사람들은 욕구가 그냥 생긴다고 생각합니다. 섹시한 사람을 보면 ‘섹스하고 싶어’라는 생각이 들면서 곧바로 흥분한다고 말이에요. ‘섹스하고 싶으니까 해야겠어’라는 자발적 욕구 모델은 대부분 젊고 성욕이 왕성한 연애 초기에 나타나죠. 남성이면 늘 그렇고요.
성 교육자 에밀리 나고스키는 자발적 욕구 스타일은 남성의 경우 약 3분의 2이고 여성은 약 15퍼센트뿐이라고 추정합니다. 여성의 30퍼센트는 반응적 욕구에 해당하죠. 이미 에로틱한 일이 일어난 후라야 섹스를 원합니다. 나머지인 전체 여성의 절반은 이 두 가지가 합쳐져 나타납니다.
만약 섹시한 일들이 이미 벌어지고 난 후에야 섹스를 원한다면 당신은 반응적 욕구 스타일입니다. 당신의 몸이 그런 식으로 움직인다고 문제가 있는 건 아닙니다. 지극히 정상적이고 건강한 흥분법이에요. “그것은 당신의 몸이 섹스를 원하려면 단지 ‘매력적인 사람이 눈앞에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게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할 뿐입니다”라고 나고스키는 말합니다. 그런데 세상은 자발적인 욕구는 ‘진짜’이고, 반응적인 욕구는 ‘틀리고’ ‘강제적’으로 만들어진 욕구로 치부하죠. 다 헛소리에요! 이건 단순히 섹스가 하고 싶어지는 기분이 드는 방법이 다른 것뿐입니다. 이 사실을 빨리 알수록 성생활이 더 행복해질 수 있어요. 이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 많은 여자들에게 중요한 돌파구가 됩니다.
흥분은 복잡해요. 특히 여성이 나이들어갈수록 더더욱요. 나이들수록 흥분하려면 많은 준비 과정이 필요합니다. 50세를 앞둔 친구는 이렇게 말합니다. “남편도 있고 자식도 있는데 왜 섹스를 해야 하는 거야? 이젠 그냥 편하게 지내도 되잖아? 왜 계속 섹시하게 보이거나 섹스를 해야 하지? 생물학적 동기가 없어졌는데? 여자들은 가게 문을 닫을지 아니면 욕망을 계속 키울지 결정할 이유가 필요해. 내가 왜 섹시함을 느껴야 하지? 무슨 목적으로?”
좋은 질문입니다.
성적인 존재가 되고 싶은가?
이 장을 읽고 있다면 당신은 기꺼이 다시는 섹스를 하지 않아도 되는 단계에 놓여 있겠죠. 일 년에 한두 번 정도 하거나요. 제가 하고 싶은 질문은 이거예요. 당신은 다시 섹스를 하고 싶은 마음이 있나요? 아니면 섹스를 하지 않거나 규칙적으로 섹스하고 싶은 욕구가 들지 않는 현재 상황에 부부 둘 다 만족하나요?
모든 부부가 열정적인 섹스를 원하는 것은 아닙니다. 내 경험상, 사이좋은 중년 부부의 절반 정도가 조용한 길을 선택하는 것 같아요. 뜨거운 섹스보다 우정과 동지애를 맞바꾼 거죠. 그들은 에로티시즘이 요구하는 분리성보다 친밀한 관계를 선택합니다. (성관계 없는 부부에 관한 내용은 9장에서 살펴볼게요)
섹스를 계속할지 그만둘지 정답은 없습니다. 두 사람에게 맞는 방법이 있는 거니까요. 하지만 솔직히 이런 생각도 있죠? 섹스에 대한 흥미가 아주 조금이라도 남아 있다면 선택권을 열어두어도 손해 볼 것 같다고 말이에요. 책을 다 읽고 나서 결정해도 늦지 않잖아요. 끝까지 마음이 바뀌지 않아도 괜찮아요. 그래도 본전이니까요.
아직 자위를 하나요? 자위할 때 흥분이 되나요? 남편 말고 다른 남자를 생각할 때 아주 조금이라도 욕구가 생기기도 하나요? 만약 그렇다면 당신에게 욕망이 생기지 않을 육체적인 이유는 없는 거예요.
성치료사 빅토리아 레만은 섹스를 완전히 그만두려고 마음먹은 사람들에게 이런 조언을 해줍니다. “마지막으로 딱 한 번 자신에게 반박해보세요. 그럴 가치가 있거든요. 성적인 친밀감을 영영 포기하겠다고 결정하기 전에 가슴에 손을 얹고 ‘모든 걸 바쳤어. 후회 없어’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생각보다 훨씬 더 그리워질 수 있거든요.”
만약 그렇지 않을 거라고 확신한다면, 성관계 없는 부부생활을 다루는 9장을 읽어보면 유익한 정보가 나와요. 하지만 가능하면 끝까지 읽어주었으면 좋겠어요.
섹스를 바라보는 다른 시선
지금까지 이야기한 욕망의 기본적인 내용을 다시 짚어볼게요. 만약 앞에서 건너뛰고 읽었다면 이번에는 놓치지 말고 읽어주세요. 요점만 읽지 말고 천천히 정말로 새겨가며 읽어보세요. 당신이 생각하는 섹스와 어떻게 다른지 알게 될 거예요.
섹스를 하고 싶은 기분이 드는 것만이 섹스의 유일한 동기는 아닙니다. 파트너를 행복하게 해주고 유대감을 느낄 수 있고 건강에도 여러모로 좋고 쾌락도 주죠. 섹스를 해야 할 이유는 이것 말고도 아주 많아요. 욕망이 유일한 동기라는 생각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습니다.
욕망은 노화보다 감정과 관점에 더 큰 영향을 받습니다. 우리는 성욕을 신체적인 관점에서 나이가 들수록 줄어든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실제로 성욕은 감정과 관점의 영향을 더 많이 받습니다. 낮은 테스토스테론 수치는 다른 호르몬과 마찬가지로 영향을 끼치지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바로 우리의 사고방식이지요.
욕망은 단지 성기에 관한 것이 아닙니다. 스티븐 스나이더는 《가치 있는 섹스: 오래된 연인과의 멋진 섹스》에서 ‘진정한 흥분’을 섹스에 얼마나 몰입하는지로 정의합니다. 다른 것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온 정신이 섹스에만 쏠려있는 상태를 말하죠.
섹스는 꼭 강렬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냥 괜찮은 정도의 섹스는 너무 과소평가돼 있습니다. 사람들은 온몸의 힘을 빼버리는 거친 광란의 섹스만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레만은 말합니다. “대부분 여성은 나이가 들면서 환상적인 섹스가 아니어도 개의치 않게 됩니다. 그래도 여자들은 괜찮아요. 그런데 아내가 떠나갈 듯 소리를 치며 좋아하지 않으면 남자들은 못 견딥니다. 하지만 그럭저럭 괜찮은 섹스도 좋아요. 격렬한 섹스가 우리 인생에서 차지하는 자리가 있는 것처럼 이런 섹스도 마찬가지입니다.”
나이가 들면 호르몬 수치가 떨어집니다. 높은 호르몬 수치는 높은 오르가즘 강도를 뜻하죠. 호르몬 수치가 낮으면 오르가즘의 강렬함도 약해져요. 다시 말하지만 이 나이엔 그렇게 되는 거예요. 걱정하지 말고 차이를 즐기세요.
그렇다면 해결책은 무엇인가?
이제 알았을 겁니다. 누군가에게 성적 매력을 몇 년씩 느끼는 건 힘들어요. 하물며 몇 십 년은 더더욱 그렇죠. 예전의 사고방식을 버려야 합니다. 알겠으니까 빨리 해결책이나 내놓으라고요?
“여러분, 간단한 해결책이 있습니다. 이렇게만 하면 문제가 해결됩니다”라고 말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어요? 하늘에 맹세코 저도 그런 방법을 찾으려고 애써봤습니다. 욕망을 지속시키는 방법은 성치료사와 연구자, 부부들을 가장 애먹이는 문제일 겁니다. 저 역시 해답을 찾으려고 지금까지 30년 넘게 애썼고요. 새로운 연구결과가 항상 나오지만 저는 매번 똑같은 결과에 도달합니다. 단 한 가지 해결책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다음처럼 여러 가지 작은 것들이 쌓여서 커다란 변화가 나타나게 됩니다.
타인의 눈으로 그를 바라보기
부부가 가슴 아픈 배신을 경험한 뒤에 인생 최고의 섹스를 하게 되는 이유는 배우자를 훔쳐 간 사람의 눈으로 바라보기 때문이죠. 왜 저 사람의 매력을 보지 못했지? 저렇게 예쁜 걸 왜 몰랐지? 만약 남이 내 것을 탐내면 당연히 더 좋아 보이겠죠.
제가 준 옷이 너무 잘 어울리는 친구를 보면 괜히 줬다고 후회될 때가 많아요. 이혼한 남편이 다른 여자를 만나 한층 멋있어진 외모로 행복하게 지내는 걸 보고 후회하는 친구들도 많이 봤어요. 왜 같이 살 땐 저렇지 않았을까? (정답 : 처음엔 그랬을 겁니다)
우리의 머릿속에는 배우자에 대한 무의식적인 이미지가 있습니다. 우리가 가장 자주 보는 모습을 바탕으로 만들어지는 이미지죠. 안타깝게도 대개는 다 늘어진 옷을 입고 TV 앞에 앉아 반쯤 졸린 얼굴로 핸드폰을 보거나 방귀를 뀌거나 손톱을 후비는 그런 모습이죠.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보는 그의 모습은 다릅니다. 말끔하게 차려입고 출근하는 모습, ‘신경 써서 행동하는’ 모습이죠.
사람들은 좋아하는 일을 할 때 가장 매력적입니다. 직장에서 일할 때, 운동할 때, 취미 활동에 온 정신을 쏟을 때 등. (넷플릭스를 볼 때일 수도 있지만 대개는 뭔가 활동적인 걸 할 때일 겁니다)
그의 가장 멋진 모습을 볼 기회를 만드세요. 소파에만 널브러져 있지 말고 집 밖으로 나가세요. 데이트할 때도 집에서 같이 나가지 마세요. 밖에서 만나세요. 레스토랑이나 공원, 술집 등 약속 장소로 따로 가세요. 남편 마일스와 결혼한 지 3년이 되었을 때 레스토랑에서 만난 일이 떠오르네요. 웬 잘생긴 남자가 들어왔는데 글쎄 제 남편인 거예요. 그가 테이블 사이를 지나가는데 한 여자가 쳐다보더군요. 고개를 뒤로 돌려가면서 까지요. ‘후후, 내 남자야!’ 하지만 이내 불안해졌죠. ‘너무 매력적인데? 만약 내가 여기 없었더라면 다른 여자들이 작업 걸었겠지?’
질투심과 불안감? 그런 감정을 느끼고 싶은 사람이 누가 있겠어요? 하지만 어느 정도는 필요하답니다. 나는 섹스고 뭐고 다 ‘귀찮아질’ 때마다 어느 모임에서 내 남자를 (너무 노골적으로) 쳐다보던 예쁜 여자를 떠올립니다. 그녀는 “혹시 저 남자랑 헤어지면 나한테 꼭 연락 좀 줘요”라고 했죠. 그 일을 떠올리면서 ‘귀찮아도 신경 써야지’라고 생각하죠.
그에게 계속 매력을 느낀다는 것은 그를 ‘타인’으로 인식한다는 뜻입니다. 그가 남이었을 때 모습 말이에요. 그래요, 약간 불안감이 느껴질 거예요. 저는 “내 남편은 절대 날 두고 바람피울 사람이 아니야”라는 말을 들으면 파멸을 자초한단 생각이 들어요. 첫째, 그건 정말 바보 같은 생각입니다. (당신이나 그가 바람을 피울지 어떻게 알까요?) 둘째, 그 말이 정말 사실이라면 계속 그의 관심을 끌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없지 않을까요? 그건 자신을 너무 과대평가하는 것이자(‘내가 이렇게 매력적인데 그 사람이 절대로 한눈팔 리 없지’) 그를 모욕하는 것입니다. 정말로 그에게 매력을 느낄 여자가 세상에 당신 말고 없을 거라고 생각해요?
당연한 사실은 넘겨라
방금 외모에 관해 이야기했는데 꼭 외모가 멋져야 섹시한 건 아니랍니다. 그의 외모가 별로 멋지지 않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매력은 여러 가지가 합쳐진 것이고 육체적인 매력은 그중 한 가지일 뿐입니다.
얼마 전에 참석한 결혼식에서 하객 중 가장 예뻤던 여자가 옆자리에 앉은 아주 평범한 남자와 적극적으로 시시덕거리는 걸 봤어요. 그녀의 남편이 내 옆자리였는데 처음에는 걱정하지 않는다고 우쭐대듯 말하더군요. 마치 저 남자한테 아내를 빼앗길 일은 없다는 듯이요! 하지만 제가 지켜보니 재미있게도 그녀는 처음에는 예의를 차리면서 그 남자와 대화했지만 점점 더 노골적으로 시시덕거리는 쪽으로 바뀌더군요. 평균 이하의 외모를 가진 그 남자는 저녁 식사를 하는 동안 완전히 변해버렸습니다. 키 작고 약간 통통한 몸매에 희끗희끗한 머리카락에 전혀 눈에 띄지 않는 남자였지만 뛰어난 지성과 유머, 그녀를 보는 눈빛과 관심의 표현이 그녀를 완전히 사로잡아버린 것이죠.
나중에 저는 그녀에게 말을 걸었어요. 좀 뻔뻔하지만 내가 제대로 읽은 건지 확인해보고 싶었거든요. 결혼식에서 지루한 사람들 옆에 앉아있으려면 너무 힘들지 않냐는 말로 미끼를 던져보았죠. 그랬더니 그녀가 이렇게 말하더군요. “내 옆자리에 앉았던 남자는 전혀 지루하지 않던데. 똑똑하고 재미있고 흥미로웠어요. 내가 결혼만 하지 않았어도 어떻게 해봤을 텐데.”
따로 시간을 보내라
남편 혼자 밖에 나가 시간을 보내도록 내버려 두세요! 옆에서 지켜볼 수 없으니 불안하겠지만 그가 밖에서 혼자 보내는 시간이 있어야 해요. 계속 붙어 있으려고 하지 마세요.
그가 밖에서 뭘 하고 있을지 불안하겠지만 그 불안감은 섹스에 도움이 됩니다. 서로 따로 보내는 시간은 두 사람 사이에 대화거리를 만들어주죠. 그게 둘의 관계에 활력제가 되어줍니다. 그와 하나가 되려고 하지 말고 거리를 두세요. 어떤 TV 프로그램을 볼지, 침대에서 무엇을 할 것인지 그의 선택에만 맡기지 마세요. 무조건 당신이 선택하지도 말고요. 둘의 차이를 두세요.
최대한 멋진 모습을 보여라
스스로 외모에 자신감이 커져야 알몸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생깁니다. 모든 사람은 파트너를 위해 자기 관리를 해야 할 의무가 있어요. 파트너가 건강을 챙기고 열심히 외모를 관리하는데 나는 손 놓고 가만있어서는 안 되잖아요?
평소 술을 너무 많이 마시지 말고 운동하고 건강하게 먹고 담배도 끊으라는 얘기에요. 두 사람 모두 다 관리를 해야 합니다. (나중에 더 자세히 얘기하죠) 잠도 충분히 자고 스트레스도 관리하고 많이 웃으세요.
‘사랑하지만 섹스하고 싶진 않다’는 감정은 쌍방향이에요. 파트너도 같은 생각일지 어떻게 알아요? 사실은 섹스가 싫은데 좋아하는 척 감쪽같이 연기하는 사람들이 많거든요. 당신이 그를 사랑하지만 섹스는 원치 않는다면 그도 비슷할지 모릅니다. 외모는 확실히 중요해요. 자신을 속이지 마세요.
‘섹시’를 재정의하라
같은 맥락에서 어떤 여성들은 ‘섹시하다’는 것 자체에 큰 거부감을 보입니다. 특히 50대 이후에는 섹시함에 대한 세상의 정의를 따르기 싫어지는 거죠. 그러면 섹시함을 새롭게 정의해 보세요.
“난 화려하게 꾸민 섹시함보다는 자연스런 섹시함이 좋더라.” 56세의 친구는 말합니다. “50세 이후의 섹시함은 운동이나 요가, 건강한 식단을 통해 빛나는 피부처럼 자기 관리를 열심히 하는 모습에서 나오는 것 같아. 짙은 화장과 억지로 끼워 넣은 스키니진이 아니라.”

활기차게 생활하라
흥분과 기대로 가득 찰수록 인생 전반의 활력도 커지는 법이죠. 뭔가 새로운 시도를 해보세요. 그러면 서로에게 계속 흥미로운 존재가 될 수 있습니다. 책을 읽고 토론을 하고 팟캐스트를 들으세요. 젊었을 때 좋아했던 노래만 듣지 말고 요즘 유행하는 노래도 듣고요. 새로운 피트니스 수업도 받아보세요. 이렇듯 삶의 어떤 영역에서든 새로움을 추구하면 연쇄 효과가 일어나 삶 전반에 활기가 넘치게 됩니다. 일상이 자동 모드로 반복되면 삶도 섹스도 지루해져요.
이 방법을 써보세요: “꼭 해야 해?”를 “왜 안돼?”로 바꾸기
이건 섹스에 대한 자신의 사고방식에 도전할 수 있는 유용한 방법입니다. 하지만 시도해보기 전에 그에게도 말하세요. 사전에 서로 동의가 있어야만 효과적이거든요. 흥분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섹스를 하기로 했지만 도저히 안 될 것 같다면 중간에 그만둬도 됩니다.
하지만 에로틱한 순간을 그대로 즐기는 방법도 있어요. 그가 절정에 이르도록 도와주거나(그가 원하고 당신도 괜찮다면 손이나 입으로 해주거나 당신이 보는 앞에서 그가 자위를 하도록 합니다) 그가 혼자 알아서 욕실에서 하게 해도 됩니다.
중간에 그만둬도 되니까 섹스를 무조건 시도해보는 게 핵심이에요. 일단 시도해보면 신체적으로 동기부여가 되지 않더라도 섹스를 하게 될 가능성이 커지거든요. 그 원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단계: 다음 질문에 답하세요. 섹스를 꼭 해야만 한다면 언제, 어떻게 하는 게 그나마 나은가요?
주말에? 밤에 잠들기 전보다는 아침에? 술이 몇 잔 들어간 상태로? 둘이 데이트하고 들어와서 하는 섹스? 그와 좋은 대화를 나누고 유대감이 느껴진 상태에서? 섹스를 좋아했던 시절이 생각나게 해주는 음악을 들었을 때? 이렇게 자신에게 도움되는 조건을 파악하고 재현한다면 좀 더 섹스할 마음이 들지도 몰라요.
2단계: 내키지 않더라도 섹스를 해야 하는 이유를 세 가지만 떠올려 보세요
섹스를 꼭 해야만 하는 이유를 떠올려 보라고 하면 대부분 긍정적인 동기보다는 부정적인 동기를 떠올릴 겁니다. 그래도 괜찮아요. 어떤 이유이든 상관없습니다.
• “나중에는 흥분하기가 더 힘들어질 거야. 그러니까 지금 하는 게 낫지.”
• “빨리 해치워 버리고 남은 주말 동안 마음 편하게 쉬자.”
• “남편이 섹스를 하고 싶어 하니까. 그가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
3단계: 자신을 흥분시키세요
남편이 집에 없는 동안 자위할 때 어떤 식으로 하나요? 바이브레이터를 가져와 판타지를 떠올리나요? 아니면 야한 책을 읽거나 포르노를 보나요? 손가락으로 만지면서 예전의 좋았던 섹스를 떠올리나요?
집에 혼자 있다면 평소 하는 방법으로 자위를 하세요. 단 오르가즘까지 느끼진 마세요. 혼자가 아니라면 욕실로 슬쩍 가서 어떤 식으로든 미리 흥분을 좀 하세요.
그러면 ‘준비운동’을 한 상태로 섹스를 시작할 수 있죠. ‘젠장, 이렇게까지 해야 해? 그냥 자고/TV나 보고/책이나 읽고 싶은데.’ 이런 생각이 들어도 걱정하지 마세요. 생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흘려보낸 뒤 해야 할 일에 계속 열중하면 됩니다.
4단계: 먼저 유혹하거나 그가 섹스하고 싶어 하면 동의하세요
기꺼이 달아오르겠다는 마음으로 적극적으로 하세요. 시간제한을 두고 싶으면 그렇게 하세요. 이건 당신의 섹스입니다. 조금씩 탐구해 보세요. 게임처럼 접근하면 긴장감이 좀 풀리기도 합니다. 머릿속 생각에서 벗어나 몸에 집중하는 게 중요해요. 눈에 보이는 것 말고 몸에서 느껴지는 감각에 집중하세요. 그냥 이 순간에 몸을 맡기세요.
그가 전혀 관리를 안 해요
섹스가 시들해진 이유가 부부 사이가 형제자매처럼 되어버린 것 때문이 아니라 카레, 맥주, 담배 때문이라면요? 그를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드나요? ‘뭐야, 외모가 결혼했을 때랑 완전히 달라졌어.’
성을 주제로 다루는 미국 작가 잭 모린Jack Morin은 파트너에게 계속 매력을 느끼는 것은 두 가지 과정이라 말합니다. 우선 애초에 당신이 그에게 끌렸던 이유가 계속되어야 합니다. 그의 근육질 가슴, 유머 감각, 큰 키 등. 하지만 둘의 관계가 발전하면서 또 다른 새로운 매력도 발견할 수 있어야 하죠. 아이들을 잘 돌보는 모습, 까다로운 장모님에게 서글서글 잘하는 모습 등. 이 두 가지가 모두 중요합니다.
처음에 느꼈던 매력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항상 가능한 건 아니죠. 처음 만난 20대 때의 근육질 몸매가 70대에도 똑같을 순 없잖아요. 그렇지만 나이가 들면서 신체적인 부분만 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활기차고 긍정적이고 유쾌한 성격이었던 그가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인생 때문에 부정적이고 신경질적으로 변할 수도 있습니다.
부부로 살면서 나타난 이런저런 습관이 매력을 떨어뜨리기도 하고요. 담배를 너무 피운다거나 잘 씻지 않는다거나 이젠 무조건 편안함만 추구해서 펑퍼짐한 옷만 입는다거나 수없이 많습니다. 하지만 남녀 상관없이 가장 ‘깨는’ 모습은 심각하게 불어난 체중일 겁니다. (3장부터 다룬 부정적인 신체 이미지가 아니라 실제로 체중이 불어난 걸 말합니다)
사랑은 친절하지만 눈이 없는 건 아니다
파트너를 보면 이런 생각이 드나요? ‘도저히 창피해서 같이 못 다니겠어.’
먼저 자신을 솔직하게 살펴보세요. 당신은 어떤가요? 좋은 모습을 보이려고 열심히 관리하고 있나요? 그렇다면 파트너를 보고 화가 난다고 죄책감을 느낄 필요가 없어요. 파트너가 게으른 습관과 과식으로 살이 쪘고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나온다면 당신은 화낼 자격이 있습니다. 두 남녀가 평생을 함께 보내기로 맹세할 때는 앞으로도 계속 매력적인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무언의 맹세도 포함되는 거예요.
배우자가 살이 많이 쪘어도 변함없이 사랑할 순 있지만 섹스하고 싶은 생각은 없어졌을 겁니다. 사랑은 지성과 정서 지능에 반응하지만 섹스는 육체적입니다. 보는 것에 큰 영향을 받지요. 관리를 전혀 하지 않고 아예 손을 놓아버린 배우자를 보면 모욕감이 드는 게 당연해요. 그가 당신의 존재를 당연시한다는 뜻이니까요.
그럼 그에게 지적해줘도 될까요? 관리 좀 하라고 말해줘도 될까요? 안 돼요. 이젠 누가 봐도 대머리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벗겨진 머리, 아저씨 몸매 등 변화가 크다면 그도 이미 알고 있을 겁니다. 지금 그 모습을 보고 어느 여자가 매력을 느끼겠냐고 몰아세우면 이미 그가 자기 자신에 대해 느끼는 부정적인 감정을 악화시킬 뿐입니다. 남편이 아내한테 그런다면 몇 배는 더 나쁘고요. 체중 증가는 개인의 신체 이미지와 자존감에 엄청나게 큰 영향을 주죠. 상처 주지 말고 도와주세요.
혹시 게으름 말고 체중이 불어난 다른 이유가 있진 않나요? 일이 바쁘고 스트레스도 심하고 운동할 시간도 없이 인스턴트 음식만 먹고 있나요? 우울증 때문에 폭식하고 있진 않나요? 우울하면 먹게 되고 먹어서 살찌면 우울해져서 또 먹게 되는 악순환이 생깁니다.
접근 방법
외모가 아니라 건강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사랑하는 그의 과체중 혹은 심한 흡연, 음주, 운동 부족, 나쁜 식습관이 걱정된다는 것을 보여주세요. 생활방식이 좋은 쪽으로 바뀌도록 도와주겠다고 하세요.
같이 산책도 하고 같이 ‘건강한 생활’을 하세요. 그가 중독적인 습관을 끊지 못한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게 합니다. 그의 옷 입는 스타일이 싫으면 같이 쇼핑을 하러 가거나 옷을 사주세요. 비판하거나 잔소리보다 보상과 긍정적인 모습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이것저것 다 해봤는데 아무 소용이 없다면? 미라 커센바움Mira Kirshenbaum은 《뜨겁게 사랑하거나 쿨하게 떠나거나》에서 흔들리는 부부나 연인이 확실하게 머무를지 떠날지 선택하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그녀는 더 이상 파트너에게 육체적으로 끌리지 않아도 아무런 문제없이 행복할 수 있다는 견해를 보여줍니다. 아직 둘 사이에 특별한 뭔가가 있는 한, 계속 함께할 가치가 충분하다는 것이죠.
헤어져야 한다는 확실한 위험 신호는 바로 파트너에게 닿기조차 싫어진다는 것입니다. 섹스 얘기가 아니에요. 몸에 닿기조차 싫어진 걸 말하는 겁니다. 그가 날 만지는 것도, 내가 만지는 것도 상상만 해도 몸서리치게 싫다면 헤어져야 합니다.
아직 성생활을 하는 부부라면
남편과 섹스하기가 싫어진 여자 중에는 앞으로도 절대 하지 않을 사람들이 있습니다. (섹스리스 부부에 대해서는 9장에서 자세히 다룰 거예요) 그런가 하면 싫어도 그냥 하는 여자들도 있죠. 후자에 속하는 사람들에게 더 좋은 성생활을 즐길 수 있는 조언을 해주겠습니다.
좋고 나쁜 것에 대해 솔직한 대화를 나누세요. 섹스가 지금의 당신에게 잘 맞아야 합니다. 우리의 몸은 나이가 들면서 변합니다. 저도 바이브레이터를 써도 예전보다 오르가즘까지 엄청나게 오래 걸려요. 그것도 부드럽게, 세게, 엄청 세게, 다시 부드럽게 진동을 조절해줘야만 하죠. 오르가즘을 느끼려면 어떤 자극이 필요한지 나조차 모를 때도 많은데 말을 해주지 않는다면 파트너가 무슨 수로 알겠어요?
예전에는 잘 통했던 기술이 중년 이후로는 통하지 않을 수도 있어요. 남편에게 말하세요. “예전에는 삽입하는 게 좋았는데 지금은 오럴 섹스가 더 좋아. 내 몸이 달라졌어.” 그는 “예전엔 너무 일찍 사정할까 봐 당신이 만지는 게 꺼려졌는데 이젠 그 반대야”라고 할 수도 있죠.
섹스 로봇은 그만. 섹스가 식은 이유는 파트너에게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기계적으로 섹스를 하는 당신의 태도 때문일 수 있습니다. 그는 당신이 어떻게 해야 오르가즘을 느끼는지 잘 알고 있을 겁니다. 물론 좋은 일이죠. 하지만 똑같은 게 반복되면 매일 반복되는 출퇴근길처럼 아무런 주의를 기울이지 않게 되는 법이죠. 이미 다 아는 거니까 그냥 기계적으로 받아들이는 거죠. 그러지 말라는 얘기에요.
내용과 주인공은 상관없이 섹스 판타지를 품으세요. 남편이 아니라 직장 상사가 나오는 판타지를 품고 있나요? 남편은 당신의 마음을 읽지 못하니 마음껏 아찔한 섹스 판타지를 품으세요. 남편이 아니라 다른 남자도 상관없어요. 결국은 남편에게도 좋은 일이니까요. 섹스 판타지 덕분에 남편과의 섹스에 활력이 생긴다면 뇌는 ‘기분 좋은 섹스’ 하면 남편을 떠올리게 됩니다. 앞으로 섹스를 더 자주 하게 되겠죠.
배려심을 가지세요. 늙어간다는 사실에 불안한 건 당신만이 아닙니다. 섹스가 내키지 않지만 그의 자존감을 지켜주는 것이 허락의 이유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는 예전보다 성기능이 떨어진 차에 당신이 거절한다면 자신의 떨어진 정력이 문제라고 생각할 겁니다. (발기부전이 남자들에게 얼마나 큰 불안감을 주는지 7장에서 살펴보죠)
그를 사랑한다면 꼭 기억하세요. 섹스를 하는 이유에는 꼭 성욕 말고 많은 이유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요.
거래하지 마세요. ‘이번엔’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고 ‘다음엔’ 파트너가 원하는 대로 하는 게 좋은 해결책인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는 차례가 아니면 상대방에게 앙심이 들고 두려워지기까지 할 수 있어요. 대신 한 번에 서로의 방식을 섞으세요. 두 사람 모두가 마음에 드는 새로운 방식을 생각해낸다면 더 좋겠죠.
섹스를 배우자와 함께하는 일로 보지 마세요. 섹스를 배우자와 따로 분리해 ‘섹스’라는 개별적인 범주에 넣으세요. 배우자와 해보고 싶은 것이라고 국한해서 생각하지 마세요. 그런 사고방식은 막다른 골목과도 같습니다. 남몰래 성적 판타지를 품고 있는 대상과 뭘 해보고 싶은지를 생각해보세요. 환상의 인물을 만들어내도 됩니다.
실제로 섹스를 할 때는 눈을 감으세요. 상대를 보지 말고 섹스 판타지 속의 대상을 떠올리세요. 육체적인 감각에 집중하세요. 머리로 생각하지 말고 몸으로 느끼세요. 한 번도 시도해 보지 않은 것이기 때문에 관심이 지속될 거고 평소보다 더 흥분될 겁니다. 도미노 효과도 있어요. 성적 판타지를 떠올리며 흥분하는 당신을 보면서 그도 흥분합니다. 당신을 향한 그의 욕망이 느껴져서 그가 섹시한 남자로 보입니다.

그와 섹스하면서 환상 속의 다른 남자를 떠올리다니 그를 ‘기만하는’ 것 같아서 죄책감이 느껴질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좋은 거예요! 뭔가 ‘잘못’을 저지르는 것 같은 불편함은 섹스를 에로틱하게 만들죠. 그러니까 거부하지 말고 받아들이세요. 이런 감정이 당신에게 필요합니다. 머릿속으로 환상을 품는 것과 실제로 바람을 피우는 건 천지 차이예요.
외부 자극을 추가하세요. 야한 영화나 포르노를 같이 보거나 섹스 토이를 이용하세요. 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섹스가 지겨워진 오래된 부부에게는 별다른 노력 없이도 욕구를 일으키는 좋은 방법이죠.
현실에 안주하지 마세요. 보통 사람들은 별다른 노력도 하지 않으면서 성생활에 활력이 넘치기를 바랍니다. 유지보수를 전혀 하지 않으면 단독주택이 어떻게 될까요? 페인트가 벗겨지고 충전재가 빠지고 경첩이 망가져 문이 덜렁거리고 카펫은 낡아서 올이 다 드러나겠죠. 그런 지경까지 놔두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겁니다. 그런데 우리는 유지보수 노력도 하지 않으면서 왜 성생활이 계속 활기차게 유지되기를 바라는 걸까요?
섹스에 관해선 이기적이 되세요. 어느 쪽이 나을까요? 오로지 당신을 만족시켜주는 데만 집중하는 남자. 당신과의 섹스에 너무 흥분해서 당신의 몸을 이용해 자신의 욕망을 충족하는 남자.
이건 흥미로운 문제입니다. 섹스에 관한 자기개발서를 읽어본 사람이라면 이렇게 배웠을 거예요. 만족스러운 섹스를 위해서는 어떤 테크닉이 좋은지 상대방에게 분명하게 알려주라고 말이에요. 그것도 맞는 말이긴 해요. 전 바람직한 이기심을 말하는 거예요.
물론 파트너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알고 기억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걸 아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아요. 불꽃, 감정, 욕망이 있어야 시동이 걸리죠. 스나이더는 말합니다. “열정은 이기적입니다. 다만 적당하게 이기적이죠. 열정에 몸을 맡기세요. 상대방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위해서 상대방을 애무하세요. 그러면 상대방은 당신이 좋아하는지, 너무 오래 걸리진 않는지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남자가 여자에게 오럴을 해주는 것이 전형적인 보기죠. 만약 그가 그녀를 만족시켜주기 위해 해주는 거라면 그녀는 무척 부담스러울 겁니다. ‘그가 지루하진 않을까?’ 하지만 그가 스스로 흥분하기 위해서 하는 거라면 그녀는 부담도 없고 마음껏 즐길 수 있죠.”
자신감은 섹시합니다. 우리는 두려워하지 않고 자기가 원하는 걸 쟁취하는 자신감 있는 연인을 원하죠. 반면 우유부단하고 상대방이 원하는 대로만 하고 상대가 싫어할까 봐 걱정스러워 뭔가를 시도하지 못하는 연인은 우리를 불안하게 만들죠. 짜증도 나고요. “젠장, 잠자리에서 하나부터 열까지 꼭 나한테 물어봐야 하냐고!” 저에게 상담하러 온 여성 내담자가 남편에 대해 분통을 터뜨렸죠. 그런데 남편은 그걸 배려심 많은 거라고 착각한대요.
“제발 하고 싶은 대로 다 해요.” 제 생각에 이 표현은 그가 옷을 거칠게 찢고 거칠게 침대에 눕히고 뒤로 해줬으면 하는 여자가 생각해낸 말일 겁니다. 사이가 너무 좋은 부부들에게 이런 문제가 자주 나타납니다. 상대방의 감정을 배려하는 데 익숙하기 때문이죠. 그렇지 않으면 무례한 거니까요. 하지만 이건 사랑이 아니라 섹스잖아요. 둘을 꼭 분리하세요.
사랑은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으로 자라나지만 섹스는 본능적입니다. 몸이 원하는 대로 따라가는 거죠. 부부의 섹스가 꼭 형제자매와 섹스하는 것 같다고요? 그건 두 사람의 평소 관계에 효과적인 방법들을 침대에서까지 써먹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성욕이 무력화되어버립니다. 변화를 주세요. 생각지도 못한 일을 해보세요. 이기적이 되어보세요. 그의 쾌락을 생각하지 말고 나 자신의 쾌락을 생각하세요. 주지 말고 취하세요. 상대방은 좋든 말든 내 쾌락을 먼저 챙기세요. 내가 충족되면 그다음에 배우자를 챙기세요. 그러니까 섹스에 대한 접근법 자체를 바꾸는 겁니다. 너무 효과적이어서 깜짝 놀랄걸요?
당신의 섹스를 바꿔줄 무언가
역할극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보통 생각하는 그런 것과는 다릅니다. 그러니 역할극에 취미 없다고 건너뛰지 마세요.
보통 역할극 하면 미치도록 당혹스러운 상황극 ‘연기’가 떠오르죠. 오글거리는 포르노 영화처럼요. 너무 창피한 데다가 진지하게 몰입하기도 어려워 결국은 둘 다 웃음을 터뜨리고 맙니다. 하지만 프랑스 가정부가 주인을 유혹하는 연기를 하라는 게 아니에요. (웩) 당신이나 파트너가 다른 사람으로 변신해 그 사람으로서 섹스를 하는 게 핵심이죠.
세계적으로 유명한 성치료사 에스더 페렐은 그녀의 팟캐스트 ‘어디에서 시작해야 할까?’ 에서 다루었던 내용입니다. 둘 다 신앙심이 깊은 가정에서 자란 부부가 그녀에게 상담을 받으러 왔습니다. 그들은 혼전 순결을 지키고 결혼하고 나서야 섹스를 하게 되었는데 반응이 180도 달랐습니다. 남자는 계속 섹스에 대해 신중하고 소심한 태도를 보였고 여자는 섹스가 너무 좋았던 거죠. 그녀는 마침내 결혼으로 섹스를 할 수 있게 되었으니 자신의 ‘음탕한’ 면을 마음껏 탐구해보고 싶었죠. 당연히 남편은 부담스러워했고 그녀는 거부감과 좌절감을 느꼈습니다. “이 이는 날 감당할 수 없어요.” 그녀가 한숨을 쉬며 말했죠.
에스더가 그 부부에게 제시한 해결책은 남편더러 섹스할 때 평소의 소심한 자신이 아니라 잠자리에서 능숙한 프랑스 남자 장 클로드라는 캐릭터가 되라는 것이었습니다. ‘장 클로드라면 어떻게 할까?’, ‘장 클로드라면 지금 아내를 어떤 식으로 만질까?’라는 식으로 생각해보라고 에스더는 조언했죠. 장 클로드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허락 없이 취하는 자신만만하고 대담한 남자 캐릭터였습니다. 남편은 그 캐릭터를 연기하는 걸 좋아했고 아내는 그와의 섹스가 좋았죠.
역할극은 정말로 효과적입니다. 파트너를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되죠. 평소와 완전히 다른 사람처럼 행동할 수 있는 허락이 떨어진 거예요.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어 자기 안의 ‘나쁜’ 면을 표출할 수 있죠. 너무 익숙한 관계 때문에 성생활도 시들해진 부부에게 이런 변화가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파트너에게 침대에서 누가 되고 싶은지 물어보세요. 당신도 누가 되고 싶은지 생각해보세요. 서로에게 원하는 사람이 누군지도 이야기해 보고요. 원할 때마다 캐릭터를 바꿔도 됩니다.